임신부들에게 '공포의 검사'라고 불리는 '임신성 당뇨병 선별검사'. 흔히 '임당검사'라고 줄여서 부르는 이 검사에 공포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받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은 지속 증가세에 있으며, 2011~2015년 기준 12.7%로 보고되고 있다. 40세 이상에서는 22.5%로 추산된다.임신성 당뇨병은 출산 후 대부분 개선되지만, 과체중아 혹은 거대아로 인한 난산, 조산, 태아사망률 등의 합병증 위험을 높여 주의가 당부 된다. 출산 후 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연구가 다수 나와 있는 만큼, 절대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임신성 당뇨병 예방 첫걸음, ‘적절한 신체활동’우리나라는 임신 후 신체 활동을 줄이는 이들이 많다. 심지어 누워서 지내야 조산을 예방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임신부 역시 적절한 신체 활동이 필요하다. 임신 중후반기 기준 일주일에 약 0.5kg이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한데, 움직이지 않으면 이보다 빠르게 체중이 증가하기 때문. 체중이 증가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또 과체중 산모는 임신고혈압, 전자간증 등의 위험도 커진다고 알려졌다.임신 중 규칙적인 운동은 각종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실제로 운동요법은 식사요법과 더불어 임신성 당뇨병의 일차 치료로 활용될 만큼 효과적이고도 안전하다. 더 나아가 임신 중 운동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태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근력과 유연성을 향상시켜 허리와 골반 통증을 감소시키며 출산 후 체력 회복을 돕는 것도 운동의 중요한 효능이다.
추천하는 운동법…꼭 지켜야 할 주의 사항은물론 운동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임신부는 과도한 운동이나 낙상, 복부 충돌을 유발하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축구, 태권도, 스키, 야외 사이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임신 3개월 이후부터는 누워서 하는 운동도 피해야 한다. 태아가 커지면서 자궁이 혈관을 눌러 혈류 제한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또 등산의 경우 2,500m보다 높은 고도로 올라가면 자궁 혈류와 동맥산소포화도가 감소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모든 운동을 할 때는 심박수가 분당 140을 넘으면 안 된다. 운동 중 숨이 차 대화를 지속할 수 없다면 심박수가 140을 넘었다는 신호이므로, 즉시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이에 더해 임신성 당뇨병 환자는 혈당에도 신경 써야 한다. 운동 전 혈당 수준을 확인하고, 공복 혈당이 250mg/dl 이상이라면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100mg/dl 이하라면 간식을 섭취한 후 운동에 나서야 한다. 이때 간식은 우유 1컵, 바나나 반 개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 중에는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두통, 피로감 등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는지 살펴야 한다. 이들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당장 멈추고 단순당이 함유된 사탕, 주스 등을 섭취해야 한다.임신성 당뇨병 환자는 이러한 점에 주의하면서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추천하는 운동법은 식후 30분 후 15~20분 정도 빠르게 걷는 것이다. 이는 식후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억제해 혈당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중강도로 15~20분 정도 걸은 후에는 5분간 휴식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걷기나 요가, 필라테스, 실내 자전거 등 가벼운 근력 운동도 권장된다.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개발한 ‘건강을 위한 올바른 임신부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임신 주기별로 목표를 달리하여 운동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임신 초기(1~14)에는 관절의 부담이 적은 운동을 통해 호흡의 안정과 체력 유지 및 피로를 감소시키는 것이 좋다. 개구리 스트레칭, 브릿지, 데드버그 등이 추천된다. 임신 중기에는 골반 안정화와 허리통증 감소를 위한 골반저근 강화 및 흉추 가동성 확보를 목표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추천하는 운동 동작으로는 흉추 스트레칭, 어깨 돌리기, 발뒤꿈치 들어올리기, 허벅지종아리 스트레칭 등이 있다.마지막으로 임신 후기에는 출산 준비를 위해 호흡을 안정화하고 골반저근을 강화해야 할 시기다. 이때는 호흡 안정화 운동, 반무릎 데드리프트, 물병 들고 스쿼트, 고관절 스트레칭 등이 도움 된다.